“엄마, 숨이 안 쉬어져”…18세 친딸 폭행하고 구조 요청 외면한 친모, 징역 25년

창원지법 진주지원, 살인·특수상해·재물손괴 유죄 인정…“사망 위험 알면서도 방치한 미필적 고의”

전신 27% 2도 화상·머리 부위 다발성 상처…피해자 수차례 도움 요청했지만 병원 이송하지 않아

자신의 18세 친딸을 심하게 폭행하고 뜨거운 물로 화상을 입힌 뒤, 딸이 고통을 호소하며 구조를 요청했음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지 않아 숨지게 한 친모에게 법원이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제1형사부는 지난 10월 8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함께 병합 심리된 사실혼 관계였던 남성에 대한 특수상해 및 재물손괴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압수된 각목 5개를 몰수하도록 명령했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되는 법률적 쟁점은 피고인이 딸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입힌 사실뿐 아니라, 생명이 위험한 상태에 놓인 딸을 구조하지 않은 행위 자체가 살인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법원은 피고인이 딸의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채 필요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해자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장기간의 언어적·신체적 학대로 친모에게 심리적으로 종속돼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는 점을 중요하게 살폈다.

■ 항공기 조종사를 꿈꾸던 18세 대학생…입학 직후 휴학하고 친모의 사업 도와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자 B양은 어린 시절부터 외가에서 성장했으며, 고등학교 재학 당시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주말 등에 친모와 함께 지냈다.

 

B양은 항공기 조종사를 꿈꾸며 2025년 3월 대학교 항공운항 관련 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친모 A씨가 사실혼 관계였던 남성 D씨와 헤어진 뒤 운영하던 방송장비 대여업체에 업무 공백이 발생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A씨는 딸에게 대학을 휴학하도록 하고 자신의 업체에서 일하게 했다. 거래처에는 딸을 가족이 아닌 직원인 ‘실장’ 또는 ‘매니저’로 소개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A씨는 사실혼 관계의 파탄과 경제적 어려움 등에 대한 책임을 딸에게 돌리며 폭언을 일삼았다.

 

B양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심하게 질책했고,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겠다고 위협하는 행동도 반복했다.

 

판결문에는 피해자가 친구들에게 친모와 함께 생활하는 어려움을 호소한 내용과 일기장에 남긴 심리적 고통 등이 증거로 제시됐다.

 

법원은 이러한 정황을 단순한 모녀 갈등이 아니라 피해자가 친모의 통제와 학대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자료로 살폈다.

 

■ 소방훈련 현장에서 딸 질책하다 지적받자 분노…각목 폭행과 화상

 

사건은 2025년 9월 19일부터 20일 사이 발생했다.

 

A씨는 소방서 긴급구조종합훈련과 관련된 방송장비 설치 업무를 수행하면서 딸에게 일을 돕도록 했다.

 

당시 A씨가 딸을 심하게 질책하는 모습을 본 소방서 관계자가 직원에게 지나치게 심하게 대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지적했다.

 

A씨는 이 일로 망신을 당했다고 생각했고, 딸이 지시한 현수막 제작 업무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만을 키웠다.

 

재판부는 A씨가 이후 진주시 소재 사무실에서 각목과 주먹 등으로 B양의 머리와 전신을 여러 차례 가격하고, 정수리 부위에 뜨거운 물을 부어 심각한 상해를 입혔다고 인정했다.

 

부검 결과 B양에게서는 머리 부위의 다발성 좌열창과 전신 약 27%에 이르는 2도 화상, 여러 부위의 멍 등이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러한 손상과 합병증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화상 부위의 분포는 뜨거운 액체가 머리에서 아래 방향으로 흘러내린 형태와 부합했으며, 단순히 뜨거운 물을 실수로 엎지른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의학적 의견이 제시됐다.

 

■ “너무 아파요…못 버티겠어요”…딸의 마지막 구조 요청에도 병원 이송하지 않아

 

A씨는 딸이 중대한 상해를 입은 상태에서도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다.

 

오히려 2025년 9월 21일 딸을 카니발 차량에 태우고 경남의 다른 지역에 있는 소방훈련 현장으로 이동했다.

 

B양은 차량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당시 차량에는 반려견의 배설물과 쓰레기, 여러 물품이 정돈되지 않은 채 놓여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상태가 악화되자 9월 22일 친모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고통을 호소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오전 11시 58분께 B양은 “너무 아파요”라며 도움을 요청했고, 오후 2시 1분께에는 “못 버티겠어요”, “온몸이 따가워”라고 말했다.

 

오후 3시 32분께에는 “엄마, 나 숨이 안 쉬어져”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A씨는 즉시 병원에 데려가거나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

 

훈련현장에는 소방대원과 의료인력 등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A씨는 이들에게도 딸의 위급한 상태를 알리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의 심각한 상태를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의 폭행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치료를 받게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결국 B양은 2025년 9월 22일 오후 3시 32분부터 4시 47분 사이 차량 안에서 사망했다.

 

A씨가 같은 날 오후 4시 55분께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당시 피해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 국과수 부검과 혈흔 분석…법원, 피고인의 폭행 부인 받아들이지 않아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딸에게 다발성 상처와 화상을 입히지 않았고, 사망을 예견할 수도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가 중요하게 판단한 증거는 부검 결과, 사무실에서 발견된 각목과 혈흔, CCTV 영상, 피해자의 통화내용,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 등이었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생활하던 사무실에서는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각목 5개 등이 발견됐다.

 

주방 천장과 벽면 등에서 확인된 혈흔의 형태는 혈액이 묻은 긴 물체가 휘둘러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양상과 부합했다.

 

또한 사건 발생 전인 9월 19일 오후까지 피해자에게 뚜렷한 화상 자국이 관찰되지 않았지만, 다음 날 오전 촬영된 사진에서는 화상과 출혈 흔적이 확인됐다.

 

법원은 이 같은 객관적 증거를 종합해 A씨가 딸을 폭행하고 뜨거운 물로 화상을 입혔다고 인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해자의 사망 원인을 전신의 다발성 둔력 손상과 화상, 이에 따른 속발성 쇼크·전신염증·급성 장기기능부전 등의 합병증으로 판단했다.

 

■ 법원 “죽이려는 적극적 의도 없어도 사망 위험 용인했다면 살인죄”

 

이번 판결의 핵심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다.

 

일반적으로 살인죄는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적극적인 행위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형법상 일정한 경우에는 법적으로 요구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 즉 부작위로도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

 

형법 제18조는 위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기 행위로 위험 발생의 원인을 야기한 사람이 그 위험을 방지하지 않은 경우, 그 부작위로 인해 발생한 결과에 따라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A씨는 피해자의 친모이자 유일한 친권자였을 뿐 아니라, 스스로 심각한 상해를 가해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시킨 사람이었다.

 

재판부는 A씨에게 딸이 적절한 의료적 치료를 받도록 조치할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해자의 상태가 겉으로도 심각했고, A씨가 인터넷에서 뇌진탕 증상과 화상 치료 방법을 검색했으며, 딸이 반복적으로 구조를 요청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런데도 A씨는 병원 이송이나 구조 요청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A씨에게 딸의 사망 가능성을 예견하고도 이를 용인한 ‘미필적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는 피고인이 처음부터 딸을 살해할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했다고 판단한 것과는 구별된다.

 

법원은 사망을 적극적으로 의도하거나 계획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면서도, 사망 위험을 알면서 필요한 구조행위를 하지 않은 책임을 인정했다.

 

■ 18세 피해자에게 휴대전화가 있었는데도 왜 구조 요청을 못 했을까

 

판결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피해자가 당시 18세였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형식적으로 보면 피해자는 외부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실제로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심리적·상황적 여건이 있었는지를 별도로 살폈다.

 

재판부는 B양이 친모의 지속적인 폭언과 신체적 학대로 심리적으로 종속되고 통제된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다른 사람보다 친모에게 계속 도움을 요청한 정황도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신의 생명에 대한 위험에 적절하게 대처할 보호능력을 상실한 상태였다고 봤다.

 

이러한 판단은 가정폭력 피해자의 행동을 단순히 ‘왜 신고하지 않았느냐’는 관점에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장기간의 폭력과 통제에 노출된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거나 보복을 두려워해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실혼 관계 남성에 대한 특수상해·재물손괴도 유죄

 

이번 재판에서는 A씨가 과거 사실혼 관계였던 남성 D씨를 상대로 저지른 범행도 함께 심리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월께 각목으로 D씨를 때려 손가락 골절 등의 상해를 입혔다.

 

2025년 3월에는 사무용 가위를 던져 D씨의 손가락에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했다.

 

또 D씨가 집을 나갔다는 이유로 시가 약 150만 원 상당의 휴대전화를 손괴한 혐의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과 관련 기록, 손상된 휴대전화 상태 등을 종합해 특수상해 2건과 재물손괴 범행을 유죄로 판단했다.

 

이는 피고인의 폭력행위가 친딸에 대한 사건에만 한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사실관계다.

 

■ 징역 25년 선고한 이유…“사소한 이유로 친딸에게 가혹한 행위”

 

재판부는 살인죄에 대한 양형기준상 특별양형인자로 미필적 고의를 감경요소로 고려했다.

 

반면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였다는 점과 반성하지 않는 태도 등을 가중요소로 판단했다.

 

법원이 제시한 살인죄의 권고영역은 가중영역으로, 하한이 징역 15년이고 상한은 무기징역 이상에 해당했다.

 

병합된 범죄와 법률상 처단형을 고려한 최종 권고형 범위는 징역 15년 이상 45년 이하로 정리됐다.

 

재판부는 A씨가 딸이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망신을 당했다고 생각한 사정만으로 가혹한 폭력을 설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해자가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친모가 자신을 도와주기만을 기다렸다는 점을 무겁게 평가했다.

 

A씨가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한 점, 과거 동거인에 대한 폭력과 재물손괴 등으로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음에도 유사한 범행을 저지른 점도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됐다.

 

다만 법원은 A씨가 딸의 사망을 적극적으로 의도하거나 계획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도 함께 참작했다.

그 결과 징역 25년이 선고됐다.

 

■ TJ뉴스 법률분석① 폭행 후 구조하지 않은 행위가 왜 살인죄가 되는가

 

이 사건은 폭행으로 중대한 상해를 입힌 뒤 피해자를 방치한 행위가 어떤 법적 책임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구조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행위자에게 법률상 구조 또는 위험 방지의 의무가 있는지, 실제로 구조할 수 있었는지,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행위가 사망 결과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살인죄가 성립하려면 사망 결과에 대한 고의도 인정돼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A씨가 직접 위험을 발생시킨 점, 친권자로서 보호의무가 있었던 점, 병원 이송이나 현장 인력에 대한 구조 요청이 가능했던 점, 사망 위험을 인식하고도 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했다.

 

그 결과 부작위를 적극적인 살인 실행행위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모든 구조 거부나 방치행위가 곧바로 살인죄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구체적인 보호의무와 위험에 대한 인식, 구조 가능성,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법리다.

 

■ TJ뉴스 법률분석② ‘미필적 고의’와 ‘과실’은 어떻게 다른가

 

형사법에서 고의와 과실의 구별은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미필적 고의는 어떤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심리상태를 의미한다.

 

반면 과실은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결과를 발생시키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사망 가능성을 단순히 예상할 수 있었는지와 실제로 그 가능성을 인식하고 용인했는지는 구별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중대한 상해를 직접 발생시켰고, 피해자의 상태가 악화되는 상황을 알고 있었으며, 여러 차례 구조 요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판단했다.

 

또한 피고인이 관련 증상을 검색하고도 적절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이처럼 미필적 고의는 피고인의 진술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건 전후의 객관적 행동과 정황을 통해 판단될 수 있다.

 

■ TJ뉴스 분석③ 가정폭력 피해자가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이유

 

가정폭력은 단발적인 폭행뿐 아니라 반복적인 위협, 언어적 학대, 경제적 의존, 심리적 통제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가족관계에 있거나 생활을 의존하는 경우에는 폭력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B양은 대학에 입학한 뒤 친모의 요구로 학업을 중단하고 사업을 도왔다.

 

판결문에는 피해자가 친모의 폭언과 위협 속에서 생활했으며, 정신병원에 보내겠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었다는 사실이 나타난다.

 

재판부가 피해자의 심리적 종속 상태를 인정한 것은 이러한 관계의 특성을 고려한 판단이다.

 

이는 가정폭력 피해자의 행동을 평가할 때 실제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황이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피해자가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위험이 없었다거나 피해자가 상황을 받아들였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 TJ뉴스 분석④ 사전에 있었던 112 신고…반복되는 위험 신호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판결문에 따르면 B양은 사망 약 7개월 전인 2025년 2월 28일 친모와의 갈등 과정에서 112에 신고한 사실이 있었다.

 

이후에도 폭언과 위협, 통제적인 행동이 이어진 정황이 판결문에 나타난다.

 

이러한 사실은 가정폭력 관련 신고 이후 피해자의 안전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위험도를 평가하는 체계가 왜 중요한지 생각하게 한다.

 

다만 이번 판결문만으로 당시 경찰이나 관계기관이 법령상 의무를 위반했다거나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한 책임을 판단하려면 신고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과 출동 기록, 피해자의 의사, 위험성 평가, 후속 조치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반복되는 위협과 폭력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제도적 대응은 중요한 사회적 과제다.

 

가정폭력 피해자에게는 일회성 신고 접수뿐 아니라 안전한 상담, 보호시설 연계, 의료지원 및 법률지원 등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 TJ뉴스 분석⑤ 과학수사 증거가 범행 부인에 대응한 방식

 

이번 판결은 객관적인 과학수사 자료가 형사재판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보여준다.

 

피고인은 딸에게 상해를 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혈흔과 유전자 감정 결과, 부검 소견, 사진 및 영상자료, 통화기록 등을 종합해 범행을 인정했다.

 

특히 화상의 형태와 분포, 혈흔의 위치와 형성 양상은 상해가 어떤 방식으로 발생했는지를 검토하는 중요한 자료가 됐다.

 

피해자의 통화내용과 피고인의 인터넷 검색기록 등은 사망 위험에 대한 인식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이처럼 형사재판에서는 하나의 증거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여러 증거가 서로 부합하는지, 피고인의 설명과 모순되는 부분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피는 과정이 중요하다.

 

■ TJ뉴스 종합분석|가족이라는 관계가 폭력의 책임을 가볍게 만들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보호해야 할 가족 구성원이 오히려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시키고, 구조가 필요한 순간에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의 형사책임을 보여준다.

 

법원은 친모라는 관계 자체만이 아니라 직접 중대한 상해를 발생시킨 행위, 피해자에 대한 통제, 구조 가능성, 사망 위험에 대한 인식 등을 종합해 살인죄를 인정했다.

 

특히 피해자가 18세였고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정에도 불구하고, 장기간의 학대로 인해 실질적인 자기보호 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 판결은 가정폭력을 단순한 가족 내부의 갈등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반복적인 폭언과 신체적 폭력, 강압적인 통제는 피해자의 일상과 판단 능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적절한 개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더욱 중대한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또한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 구조할 법적 의무가 있는 사람이 그 의무를 외면할 경우, 그 책임이 단순한 방치를 넘어 살인죄에 이를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이번 판결은 가정 내 폭력의 위험성과 피해자 보호의 중요성, 그리고 생명을 구해야 할 의무를 외면한 행위에 대한 형사법적 책임을 함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 판결은 2026년 10월 8일 선고된 제1심 판결이다. 항소 여부와 판결 확정 여부는 첨부된 판결문만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 본 기사는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과 판결 이유를 토대로 작성했으며, 법원의 판단과 TJ뉴스의 독자적인 법률·사회적 분석을 구분해 서술했습니다. 피해자와 사건 관계자의 신원 보호를 위해 판결문의 익명 표기를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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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21 09:00 수정 2026.10.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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